케인스가 활동했던 1920년대 후반은 대공황이 발생하면서 경기불황이 극심했죠. 그래서 케인스는 소비의 중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저축의 역설로 이를 설명했습니다. 개인의 소비가 줄어들면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입니다. 기업은 팔리지 않은 제품이 시장에 팔릴 때까지 생산을 줄여 고용이 위축되고 실업이 발생합니다. 실업자가 된 개인의 소득은 더 줄어 결국 전체 저축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케인스의 설명입니다. 개인의 과도한 저축이 나라 경제에는 좋지 않은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이 과유불급의 한 사례가 될 수 있죠.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것은 지나치게 오른 물가를 잡기 위해서죠. 물가가 오른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지나치게 풀린 ‘통화량’(사진)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각국은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재정·통화정책을 펼쳐 막대한 통화량을 시중에 풀었습니다. 과도하게 흘러나온 통화량은 주식, 부동산, 원자재 같은 자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물가를 밀어올렸습니다. 정부도 경기 부양을 위해 지출을 늘렸지만, 빚을 냈기 때문에 국가채무가 늘어났습니다. 가계도 빚을 늘려 다양한 자산시장에 투자했지만, 현재는 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면서 어려운 상황이죠. 과유불급은 이처럼 경제 현상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고, 경각심을 줄 수 있는 사자성어입니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관련뉴스